a bare tree : 나목


나는 짙은 나무, 고목의 죽음을 슬퍼하기 전에


그 죽음 뒤에 머무는 봄의 엄숙함을 상상해 보았다.

앙상한 나무가지가 보여주듯

겨울 고경[苦境]의 연속이지만,

나무들은 여름, 신록[新綠]의 푸르름을 꿈꾼다.

그렇기에 항상 그들은 봄을 기다리고, 또 바라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번 전시 나목[裸木]은 그러한 그들의 꿈을 나타내고자 하였다.

가장 지독한 겨울 나락의 슬픔을 견디어야만

봄을 맞이할 수 있기에,

겨울 속, 나뭇가지에 서려 있는 차디찬 기운이

내겐 참으로 엄숙하고 고요한 봄의 전주곡처럼 느껴졌다.


어쩌면 흔한 풍경, 나무 사진으로 머물러 버릴 수도 있는 주제이지만,

조금은 색다른 관점에서 가련해 보이는 나뭇가지의 흔날림이 아닌

화려한 봄, 푸르른 신록의 꿈을 이야기 할 수 있는 전시가 되었으면 한다.